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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생김새는 여전해 잘 관리된듯 매끈하다. 보조개가 살풋 패일 때까지 깊은 미소를 짓는 때가 늘었다.

공식 석상에서는 물총새 깃털 세공품인 점취로 로 장식한 전자钿子를 쓰고 발끝까지 오는 검정색 길복吉服을 입는다. 밖을 산책할 때 쓰는 망토는 십 년 전보다 한층 희고, 깨끗하다. 매일 다른 귀걸이, 긴 진주와 홍옥 장식에서 움직일 때마다 잘그락대는 소리가 난다. 긴 옷자락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무척이나 귀한 촉금 비단으로 짠 신을 신었다.

흑수각라 기린

黑水角羅麒麟

24|남성|175cm / 61kg | 후궁

권위적이고 강압적인|신경과민|탐욕의 기저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본궁의 말을 거역해 기강을 해치는 자는 이자리에서 참수하겠다.”

흑수각라 기린은 좋게 말해서 한결같고, 달리 말하면 성장이 없다. 꼭 십 년 전처럼 오만하고 제 눈 밑에 사람이 없다는 듯이 군다는 것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기린 자신의 권위이다. 건방진 애새끼에 불과했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태후의 추천으로 입궁하며 진짜 ‘권위’를 어깨에 걸쳤다. 이에 기린은 한층 잔혹해졌으며 손속에는 거침이 없다. 스스로에게 무소불위無所不爲를 되뇌이며.


 

[신경과민]

“머리가 아프니 조용히 하지 못해!!!”

오랜 세월 지속된 피의 역사에서 기린은 신경과민을 얻었다. 툭하면 찾아오는 두통이 견디기 힘들 정도이다. 증상이 심하면 잠자리에 들지 못할 지경인 것 같다. 이것은 본래의 난폭하고 신경질적인 성격과도 바로 연결되어 별 것 아닌 일에도 번번히 화를 내며 따귀를 올려붙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공공연히 매를 칠 수 없는 궁에서는 하인들을 꿇려놓고 그들 스스로 자신의 따귀를 때리게 하는 벌을 주며 소일한다고.


 

[탐욕의 기저]

“떠나지 마라. 그 때에는 나를 죽여라.”

기린은 본디 욕심이 많다. 언제나 큰 것을 원하며, 또 이것을 위해서 항상 호전적으로 달려들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마음은 좁고 좁아 옹졸해 쉽게 질투하며 무너진다. 기린은 모든 것을 가졌지만 만족을 몰라 괴로워한다. 한 번 손에 떨어진 것이라 생각하면 그것이 사람이든, 권력이든, 재물이든 부득불 빼앗기지 않으려 발버둥을 치는 이유이다.

-흑수각라에 대해-

납치 사건 이후 이루어진 인印의 숙청에 적극적으로 앞장서며 흔들리지 않는 입장을 견지한다. 태후의 수족이 되어 공과 사 모든 면에서 철저하게  잔당을 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수각라 가문의 잔혹성은 대서의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것으로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여기에 박차를 가하듯 제국력 273년경에는 기린이 총사의 측복진으로 내정되면서 권력가도 그 가운데로 나아가 하늘 나는 새로 떨어뜨리는 권세를 뽐낸다.


 

-기린에 대해-

+기린은 그 이름에 걸맞게 황제聖人의 가장 가까운 곳으로 깃들었다. 3총사의 즉위와 함께 정3품 비妃로 책봉되었으며  봉호는 의懿를 받았다. 이에 의비, 철영궁 마마 등으로 불린다. 궁 생활은 대체로 무탈하지만 평민 출신 후궁이 몇 있어 이것이 기린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는 것 같다.

 

+인에게 붙들렸다 탈출할 당시 공격을 받아 어깨에 긴 흉이 생겼다.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며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언제나 따뜻한 궁에서도 굳이 소매가 길고 어두운 옷을 입는 것은 이때문이다. 기린의 목욕시중을 들다 흉터를 잘못 건드려 그대로 목이 날아간 하인이 한둘이 아니라는 풍문이 돌 지경. 물론 뜬소문은 아니다.

 

+1인칭은 ‘본궁’이 기본이지만 사석에선 다를 수 있다.

현재 하사받아 머무는 처소의 이름은 철영궁哲寧宮으로 무척이나 넓으며 사치스럽게 꾸며져있다. 커다란 향로를 곳곳에 놓아 숙면에 도움이 되는 향들을 피워둔다. 때문에 기린의 처소를 방문하는 사람들 옷에는 이 향이 묻어가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 같다.

 

+본가에서 데려온 강아지를 두 마리 키운다. 주인을 닮아 사납기 짝이 없는 것이 철영궁 나인들의 평가이다. 궁 안을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다. (이미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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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란-

제가 훌륭한 무인이 아니라면, 뛰어난 자를 손에 쥐면 될 일이다. 시도, 그림도, 악기도 모두 제 권력과 재물이면 언제든 최고급의 것을 손쉽게 구비할 수 있다. 화공을 불러 제 마음에 들 때까지 그림을  그리게 하고, 악사를 불러 손이 부르틀 때까지 비파를 퉁기게 하면 되는 것이다.

기린은 언젠가부터 더이상 학류관에 있던 시절처럼 노력하지 않게 되었다. 권태인가, 아니면 저열한 열등감에서 벗어나려는 발악인가. 잠에 들면 꿈을 꾼다. 기린은 이를 악물고 저 아래에서부터 절벽을 기어올라 쫓아오는 사람들이 싫었다. 자신이 선 곳이 벼랑끝이라는 것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그들은 언제나 제 발목을 낚아채 한길 낭떠러지로 고꾸뜨린다. 그리고는 기린이 있던 자리를 지나쳐 더 높고,멀리, 날아가버리는, 것이다. 그저 미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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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속의 조력자?] 현

후궁으로 내정되며 거취가 자유롭지 않은 기린을 위해 움직이는 그림자 속의 사람. 기린은 경비가 삼엄한 철영궁에 숨어들어온 현을 죽이지 않고 오히려 잘 써먹기로 결정한다. 후궁전에 발이 묶여 자유롭게 오갈 수 없는 기린은 본심도 숨긴 채로 현의 기동력을 이용해 많은 부탁을 하곤 한다. 여전히 걸핏하면 골을 내는 기린과 묘하게 쿵짝이 잘 맞는 현이다.

 

 

 

[黑과 白] 파한 백서

기린은 단 한 번도 파한 백서를 고운 시선으로 본 적이 없다. 천한 출생, 가벼운 태도, 뛰어난 재주. 그리고 이제는 저를 앞질러 귀비의 자리에 앉기까지. 기린은 그를 보며 마구잡이로 선이 그어진 장기판을 떠올린다. 커다란 관을 쓴 백서의 장기말이 언제나 산산조각 내는 상상을 하며 몸을 떨었다.

술에 거나하게 취해 하룻밤을 보내고서도 눈을 뜨면 침대 위에서 벌떡 일어나 타고난 것을 잊고 분수에도 맞지 않는 것을 취했다 그를 힐난하며 분노하기 일쑤이다. 도저히 섞일 수가 없는 것, 흑과 백. 나는, 네가, 밉다.

 

 

[주치의] 허 주영랑

납치사건으로부터 5년여 후, 내의원 시험에 합격한 주영랑이 홀연히 흑수각라의 저택에 방문한 사실을 대서의 누구나가 알고 있다. 기린은 공백기간을 이용해 틈틈이 그에게 서신을 보내 저를 잊지 않도록 해왔는데, 이윽고 그가 찾아온 것이다. 이후 기린이 입궁할 때까지 기린의 은밀한 부름에 응한 주영랑은 많은 의료적 자문과 약품을 기린에게 넘겼다. 기린과 접촉하며 주영랑의 주가도 올라갔다고 하니, 서로에게 득이 되는 관계임에 틀림 없다.

 

 

 

[후원의 가시 꽃] 허 주영랑, 연빈

평민 출신인 주창의 딸로 빈의 자리에 오른 연빈, 기린은 연빈을 눈엣가시처럼 여긴다. 기린이 후궁 내정을 받고 궁에 드나들 무렵, 아직 품계와 봉호는 받지 못했지만 평민의 몸으로 총사의 어여쁨을 받는 인물을 두고보기 어려웠던 기린은 독살을 시도한다. 흑수각라의 주치의로 있는 주영랑의 자문을 얻어 해를 가하지만 실패로 그치고 만다. 이를 알게된 총사는 기린을 의심하지만 확실한 물증 없이 흑수각라의 사람을 쉽사리 해할 수 없어 이 화살은 주영랑에게 돌아가게 된다. 기린은 일단은 구명한 것에 안심하지만 언제든 주영랑이 진실을 고할 수 있으니 그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것도 지니지 않았으나 그렇기에 가벼운 몸으로 떠올라라.”] 서문 령

기린은 대서의 본가로 돌아간 뒤에도 오랫동안 령을 잊지 않았다. 자취를 감준 령을 구태여 찾으려 하지 않음은 이미 굳건히 손에 쥐었기 때문이리라. 10년을 서신으로만 교류했지만 기린은 그 기다림이 조금도 지루하거나 무용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손에 느껴지는 단단한 감촉에 전율할 뿐이다.

 

 

[“음험하기가 짝이 없군.”] 엽 반하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제 것을 다 챙겨가는 반하를 기린이 좋게 볼 리가 없었다. 두 사람의 길은 10년 전 그 날, 이미 칼로 자른듯 예리하게도 쪼개져 버렸다. 기린은 그 날 위에 선채로 언제나 반하를 주시했다. 그러나 최근의 기린을 보면 비단 정치적 충돌만이 불화의 이유가 아닌 것 처럼 느껴진다. 기린의 눈에 시퍼런 불꽃이 인다.

 

 

[악연惡緣] 고도

제국력 272년, 온통 검은 칠을 해 번들거리는 흑수각라의 저택에 평민 병사가 찾아들었다. 내명부의 대신과 함께 후궁 내정에 관한 칙서를 가져온 고도를 기린은 알아보지 못했다. 자세히 살펴볼 생각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옛날처럼 흑수각라에서는 여전히 많은 하인들이 죽어나간다. 고도는 기린에게 벌받는 하인들을 지나치지 못하고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한쪽 눈을 뽑혔다. 화려한 별채 앞에 그를 무릎꿇려놓고서 참으로 재미있다는 듯한 얼굴로 기린은 웃었다. 대의도 명분도 그 무엇도 없는 단순한 유열. 피를 흘리는 고도를 문 밖으로 던져버리고 난 후 흑수각라의 무거운 대문은 긴 그림자를 끌며 쿵, 하고 닫힌다.

 


 

[영화榮華] 벽려 위

화려한 덩굴이 서로 얽혀 자란다. 벽려와 흑수각라는 많은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우방으로 남아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게다가 두 가문 모두 후궁을 배출하며 한 번의 손짓에 뭇 사람들이 머리를 조아릴 만한 위세를 가지게 되었다. 입궁 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황제의 총애를 받는 평민 출신 비빈, 연빈을 견제하는 등 그 힘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신수神獸] 이화 서원

이화의 용, 서원에게서 기린은 묘한 친숙함을 느낀다. 대서로 돌아가자마자 투옥된 서원을 흑수각라가 구출, 둘은 본격적으로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 이후 시작된 인印의 숙청에 흑수각라가 앞장서며 서원이 이에 동참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기린은 사설 병력 기관을 만들어 이 지휘를 서원에게 맡기고 세를 불리도록 돕는다. 그 뒤로도 기린은 흑수각라의 이름으로 서원을 후원하고, 그 대가로 이화의 병력을 움직인다. 두 마리 영물이 한 데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피 맛이 어떻더냐?”] 사마 후

결국에는 너도 이곳에 뛰어들었구나. 가장 질척한 늪이 마음에 들었느냐? 기린은 저를 조롱하는 후를 보며 들리지도 않을 말을 속삭인다. 빠르게 자리를 차지하고 파격적으로 승진하는 후를 보며 기린은 속으로 한참이나 분개했다. 천한 평민 놈이 저리도 빠르게 나아갈 수 있나. 저 자도 결국 내 앞에 서게 되나. 떨리는 몸을 감출 길이 없다.

그러나 기린이 당시 총사였던 황제의 후궁으로 내정되며 상황은 급변의 물살을 탄다. 둘은 잔뜩 꼬인 실타래를 계속해서 망가뜨리며 다시 한 번 마주할 것이다.

 

 

 

[낯선 가희] 소섭 위비

모습과 행동거지가 완전히 바뀐 부유를 기린은 알아보지 못했다. 완전히 달라진 그 낯선 가희는 실력이 뛰어나 몇 번이고 황실의 연회에 초청되는 듯했다. 적어도 기린이 참석한 곳에는 모두 있어으니 말이다. 그렇게 거듭 관람객으로만 있던 기린이 어느날 변덕을 부린다. 흑수각라의 저택에 그자를 불러들인 것이다. 어둑한 방에는 향을 밝히고 그 노래를 듣는다. 기린은 눈을 감고 어째서인지 낡은 곳간을 떠올리다 가희의 목을 바라본다. 그 고운 목소리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무슨 연유로 희미한 탄내를 느끼는가.

 

 

[“날로 현명해지는구나.”] 류 연

기린은 언제나 저를 추켜세워주는 연이 싫지 않았다. 아니, 좋았다. 누가 그토록 매끄러운 혀 위에 올라간 말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대서에 돌아온 이후 크게 상처를 입어 더이상 학류관에 나가지 않게 된 기린을 여상한 태도로 대해준 연을 기특하다 여기는 기린이었다. 이에 틈만나면 그녀를 불러 온갖 귀족이 모인 연회나 다과회에 참가하게 하는 것이다. 연 역시 꼬박꼬박 저택에 들러 기린과 합을 맞추어 주며 둘은 여전한 관계를 이어나간다.

그러나 기린이 후궁으로 내정된 이후에는 과거 후궁 양씨가 폐위된 경위를 신경쓴 연이 일방적으로 조금 거리를 두어 기린의 의혹을 사는데, 먼저 속사정을 밝혀준 연의 배려로 이내 납득하기에 이른다.

River Of No Return - (End Roll Version) - Red Cliff Soundt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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