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세가인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몹시 아름답다. 황실 내부는 몹시 따뜻하니 얇은 옷을 입고 다니나, 나갈 일이 있다면 챙겨온 두꺼운 겉옷을 입는다. 손목에 찬 옥으로 만든 팔찌의 색은 연의 눈빛과 꼭 닮아있다.
류 연
劉蓮
24|여성|173cm / 평균-2kg | 대신
한계를 시험하는|나긋나긋한|여전한 이기심|야심가
-
연은 열흘에 나흘 정도는 제 몸을 혹사시켜가며 일했다. 과로하지 않은 날도 평범한 대신이 하루에 할 일 이상은 끝내놓았다. 제 입으로 체력은 좋은 편이라 뻔뻔하게 말했으나 젊은이의 패기인지 오만인지는 모를 노릇이었다. 그렇게 일했어도 실수가 없고 늘 철두철미하며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가 늘 걸려있어 무리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았다.
-
제 학우들에게만 자상하고 평민들에게는 싸늘했던 모습은 기억 속에만 남아있다. 궁 밖의 평민들에게도 나긋한 어조로 대화하며 특히 궁 안에서 일하는 평민들에게는 자상한 면모를 보인다. 이는 연이 입궁한 평민들에게 보내는 나름의 경의이다. 그들이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을지 짐작하기 어렵다며 추켜세워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
여전히 자신과 제 가족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따뜻하게 말해 전보다 티가 나지 않을 뿐이지.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이 얽혀 조금이라도 안 좋은 일을 겪게 될 것 같으면 금새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다. 어렸을 때 위험한 일을 겪었으니 더 심해지지 않는 것도 이상할 노릇이겠지만.
-
아무리 피로해도 두 눈은 눈앞에 있는 것보다 훨씬 먼 곳을 바라보며 열정으로 타오른다. 마치 미래의 자신에게 잘 해내고 있노라고 보내는 봉화와도 같은 눈빛. 높은 이상을 품은 채로 나아가는 발걸음은 힘차고 경쾌하다.
-
냉정하고 차갑기만 했던 표정이 녹기 시작한 건 17살이 될 즈음이었다. 그동안 잘 웃으려 하지 않았던 건 친어머니가 웃음이 많았다는 얘길 아버지께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었으나, 계속 이젠 없는 사람에게 행동을 구속당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불쾌해졌다.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신을 찾고자 노력하다보니 성격이 10년 전과 많이 달라지게 되었다.
-
가문이든, 신분이든, 두뇌며 외모든 무엇하나 아쉬움이 없으나 무예에는 정말 소질이 없다. 이틀 밤을 꼬박 새도 잘만 돌아다니는걸 보면 체력은 있으나 본인에게 배울 의지가 없는 듯 보인다. 어렸을 적부터 취미 삼아 하던 활 쏘기 실력도 여전히 별볼일 없지만 본인은 취미인데 뭐 어떻냐는 식이다.
-
본래 아름다운 얼굴에 화장을 더해 더욱 아름다운 외견을 뽐낸다. 다만 화장에 대한 본인 생각은 피로하여도 티가 거의 나지 않아서 멀쩡한 척 하기 좋다는 정도.
-
4살 터울의 남동생은 무관을 목표로, 5살 터울의 여동생은 문관을 목표로 학류관에 다니고 있다. 여동생의 경우 사상이 진보 쪽이어서 종종 연은 여동생과 깊이 있는 토론을 나누곤 한다. 무예로 치자면 대련을 해주는 느낌.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해 자신의 여동생이 포기할 때까지 몰아치는데 이는 연 나름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어중간한 실력으로 대신이 되어봐야 뜻을 펼치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류 가의 가주인 류신홍에 대한 걱정이 많다. 자신이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연의 아버지가 죽었을 때 마음고생을 많이 한 탓인지 기력이 예전같지 않다. 그럼에도 수시로 무리하는 연을 위해 가주 자리를 물려주지 않고 일하는 탓에 연은 3년 전부터 신홍의 건강을 진단해줄 의원을 수소문 했었다. 지금은 믿음직스러운 자를 찾아 더 이상 찾고 있지 않지만.
-
현재 종사품 한림원 시독학사로 있다. 밤을 새며 일할 땐 혼자 일하는 것보단 누군가와 같이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연과 가까운 사람들은 '류 가문에서 온 물귀신이 있다'며 농담을 던지곤 한다.
-
제국력 268년, 연의 아버지이자 류 가문 가주의 남편 장범영이 도적에게 목숨을 잃고 만다. 그 모습을 발견한 연은 도적을 칼로 찔러 죽이게 되는데, 풍문에 의하면 도적이 연의 말에 압도당하여 자신의 무기를 땅에 떨어트리고 스스로 목숨을 바쳤다고 한다.(연은 그 얘길 듣고 무슨 헛소문이냐며 어이없어했다) 연은 도적을 죽인 후 바로 자수하였으나 귀족이 평민을 죽인 것이라 죄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 사건이 있은 후 3일 동안 장례식을 치뤘는데, 고인과 어떤 사이였노라고 짧게 말하기만 하면 애도를 올리고 먹을 것을 조금 받아갈 수 있었기에 고인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류 가 앞에 잔뜩 모인 적이 있다.
-
제국력 269년, 20살에 대신으로 입궁하여 보수파 문신으로서 일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업무가 익숙해질 때까지는 조용히 지냈다.
-
제국력 270년, '구제법'을 발의하였다. 황실에 쌓인 작물의 양이 많기에, 그에 따라 관리비용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겨울과 봄에 굶주려 죽어가는 평민들에게 곡식을 낮은 이자로 빌려주어 관리비용을 절감하자는 내용의 법안이었으나 결과적으로 가난한 평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법이었기에 보수파의 문신이 낼법한 의견은 아니었다. 진보파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보수파는 '무엇을 믿고 황실의 재산을 평민에게 빌려줄 수 있겠는가. 갚지 못할시 일개 평민이 황실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나 다름없으니 중벌을 내린다는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러한 조항이 있을 경우 평민들이 겁을 먹어 구제법의 효력이 반토막이 날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결국 구제법은 보수파가 요구한 조항을 추가하여 대서와 그 주변 마을에서 먼저 시행되었다. 연은 문신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이기에 만약 류 가의 당주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지 않았더라면 통과되지 못했을 거란 의견이 대다수이며, 이 일로 연은 몇몇 보수파 귀족들에게 사상을 의심받게 된다.
-
제국력 272년, 구제법을 직접 시행하는 중간관리들이 가난한 평민들이 계약서를 읽지 못한다는 것을 악용하였고, 이로 인해 수많은 백성들이 고혈이 관리의 곳간으로, 그리고 문책을 막기 위해 뇌물로 변질된 것이 보수파 귀족들의 곳간으로 흘러들어갔다. 연은 이 사태에 대해 그리 아쉬워하지도, 추가 대책을 세우지도 않았기에 '처음부터 이리 될 것을 알고 발의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궁궐 내에서 돌았고 보수파 내에서 연을 보는 시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크게 바뀌게 된다. 이 사건은 연의 직급이 빠르게 오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주예련]
종종 늦게까지 업무를 함께하거나 공부를 하는 등 정치적인 견해가 완전히 일치하진 않아도 말이 잘 통하는 언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예전만큼 솔직하게 대하고 있지는 못하나, 사석에서 따로 만날만큼 가까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리라. 예전과는 예련의 사상이 다소 달라진 것을 눈치챘으나 그건 연에게 있어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진매양]
기분 전환 겸 빈 훈련장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는데 대장 정도로 보이는 자가 다가와 연의 활쏘는 자세가 몹시 위험하다며 화를 내었다. 주의하겠다고 말은 했으나 안대를 보고 짚이는게 있었던 연은 자신을 소개하며 혹 아는 사람이 아니냐고 물었고, 이 사람이 자신이 동경하던 매양임을 깨닫는다. 이후 매양이 자신을 별로 반기지 않는다는 걸 알아도 만날 때마다 반가움을 표하는 중.
[이화 서원]
잔인한 소문도, 세력도 차츰 불려나가는 이화 가를 류 가의 가주가 유심히 지켜보았고, 두 가문이 서로 몇 번의 만남을 가진 끝에 혼담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이는 연의 나이 18세 때 일이었다. 서원이 인의 숙청 때문에 몹시 바빴던 탓에 혼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미뤄질 수밖에 없었으나 류 가의 가주는 사랑스런 딸이 처음으로 부탁한 것을 들어주기 위해 서원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었다. 하지만 연이 19세가 된 해에 세력이 부쩍 커진 이화 가는 다른 보수파 가문의 혼담을 받았다는 소문과 함께 일방적으로 류 연과의 혼담을 파기하였다. 혼담이 파기된 직후 연은 학류관에 3개월 동안 나오지 않았다. 지금이야 그때 일을 농담삼아 얘기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마음의 상처가 없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
늦게까지 업무를 끝내고 나왔을 때 우연히 현이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파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중 빗이 마음에 들어 사겠다고 했더니 이름을 새겨준다고 하여 일러주었더니 금새 아는 체를 하는 현을 보며 과거 만났던 이임을 깨달았다. 현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으나 자신이 달라진 덕분에 예전보다 훨씬 대화하기 수월해졌다고 느꼈다. 어느 정도 가까워진 후엔 평민인 현에게 종종 궁 바깥의 소문이나 분위기 등을 전해듣거나 묻곤 한다.
[사마 후]
처음 만났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외모라 바로 알아보았다. 과거 반군의 도움을 받으며 지냈던 이가 총사의 최측근이라니 의심을 하지 않는게 더 어려웠다. 몇 번이고 찾아가 은근히 압박을 가했으나 후에 믿을만한 이유라도 들었는지 예전보다는 훨씬 유하게 대한다. 총사에 대한 소문을 주고 받거나 정치에 관련된 소소한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다.
[엽 반하]
처음 엽 가문에서 보낸 활을 받고 몹시 당황하였으나 감사히 받았다. 이후 성장하며 점차 너스레가 늘어 활이 망가지거나 손에 맞지 않게 되었을 경우 반하에게 부탁하기도.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하였으나 미숙한 이는 아무리 좋은 도구를 얻어도 실력을 내지 못하는 꼴이었다. 하지만 대신을 목표로 해왔고, 결국 대신이 된 연에게 활쏘기는 그저 취미에 불과한 것을. 못 쏜다고 문제될 일은 없었다. 언젠가 보답을 하겠다고 말은 하나 궁리해둔 것이 있기는 한 것인지 몹시 느긋한 모양새다. 종종 반하와 함께 기분전환 겸 활을 쏘러 다닌다.
[허 주영랑]
3년 전부터 류 가문의 가주의 건강에 문제가 생겨 연이 직접 의원을 수소문 해왔다. 그들도 준수한 실력을 가지긴 하였으나 1년 전 소문이 자자하던 주영랑에게 치료를 부탁한 후 가주의 건강에 눈에 띄게 호전되어 이후로는 주영랑을 제외한 다른 의원을 찾지 않게 되었다. 가주가 만류하지 않았다면 연은 왕진이라도 부탁하고 싶었던 눈치. 궁내에서 만나면 소소한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서문 령]
연이 15살 때 령이 학류관에서 모습을 감춘 후 아무런 소식이 없자 서문 가에 편지를 보내게 되었다. 령으로부터 답장을 받은 후 한 달 주기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연락을 해왔으나 일상 대화가 주를 이루었을 뿐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보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은 후 령에게 찾아간 연은 발 너머에서 얼굴을 보이지 않는 령의 질문에 묘한 느낌을 받았으나 개의치 않는다는 답변을 주었다. 그 후로도 편지를 계속 주고 받았으나, 아직까지도 령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흑수각라 기린]
다른 이들처럼 흑수각라에 잘 보이고 싶었기에. 그리고 류 가문의 장자로서 행동하는 것이 다소 벅찼던 과거의 연에게는 기린이 대단해 보였기에 일부러 듣기 좋은 말을 골라 해주었을 뿐인데, 그것이 기린으로부터 초대를 받게 되는 계기가 될 줄이야. 휘황찬란한 연회는 궁에 들어와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호화로웠다. 기린 뿐만 아니라 다른 귀족들과 대화할 기회를 얻게 된 연은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자연스레 연마하였다.
기린이 후궁으로 내정된 이후 혹여 후궁 양씨 사건 때와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을 경계하여 기린과 약간 거리를 두었으나, 기린이 그것을 미심쩍어 하는 것 같아 거리를 두는 이유를 솔직하게 밝혔다.
[소섭 위비]
문관으로 입궁한지 얼마 안 되었던 시절, 우연히 위비의 공연을 보게 되었고 그때 몸에 쌓인 피로가 말끔히 사그라드는 기분을 느꼈다. 몹시 아름답고 기품있는 공연이 퍽 마음에 든 연은 공연이 끝난 후 위비를 찾아가 어떤 가문의 사람인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등 사적인 관심을 내비쳤고 어느 정도 가까워진 후에는 공연 때 입는 옷을 입어보고 싶다고 한다거나 옷을 입고 가볍게 위비를 따라해보는 등,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에게 있어 위비는 정치에 대한 걱정거리를 내려놓고 대화할 수 있는 좋은 친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