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은 아름다우나 광택이 없는 보석처럼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일부러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다. 그 단아한 표정은 어렵지 않게 무너지면서도 어느 샌가 처음과 같이 돌아와있으니, 이는 무표정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증거이다. 예의를 차려야할 장소가 아니라면 이야기를 들을 땐 대개 팔짱을 끼고 있다. 추위를 많이 타는 탓에 옷을 안에 많이 껴입었다. 신발은 학류관을 드나들 때는 예쁜 장식이 박힌 신발을 신으나 추운 곳에 갈 때는 항상 솜을 두텁게 채워넣어 만든 가죽 장화를 신는다.
류 연
劉蓮
14|여성|152cm / 표준+3kg | 학류관
외고집 | 이기적 | 분명한 호불호 | 뒤끝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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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집 - 고집이 몹시 강하여 한번 결정한 일이나 생각을 쉽사리 바꾸려하지 않는다.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거니와 설령 틀렸다고 해도 쉽사리 인정하고 싶지 않은 좁은 마음 탓이다. 특히 자신과 비슷한, 또는 낮은 위치의 사람과 의견이 갈렸을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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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 대개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 대한 일을 가장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타적인 행동은 어디까지나 자기자신의 안전이 확보된 상황에서. 사람은 대의를 위해서 목숨을 바쳐야할 수 있어야한다는 글귀를 읽은 적은 있으나, 아직까지 그러한 문장이 효력을 발휘할 순간과 마주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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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호불호 - 좋고 싫음의 경계가 확실하다. 그럭저럭 괜찮다, 같은 단어를 미처 습득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기도. 솔직하지는 않기에, 그런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밝히는 건 아니다. 다만 자신의 표정을 잘 숨기지 못해서 호불호를 거짓말로 말해야 할 상황에서는 쉽게 들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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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없는 - 다른 사람과 안 좋은 일이 있었어도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 이전 날의 감정을 오늘까지 끌어오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더라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상처를 받았든 혹은 주었든 다 지나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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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파 귀족을 대대로 배출한 류(劉)씨 가문의 장자이나 류 연이 그녀의 어머니인 류신홍의 친딸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궁 내 소문에 밝은 지인'을 둔 사람이라면 쉽게 알 수 있다. 류 연의 머리색과 눈색이 과거 진보파 귀족 세력을 앞서 지휘했던 귀족 중 하나인 여성과 완전히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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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소문에 의하면 류 연의 친어머니는 토속신앙에 과하게 심취하여 광인이 된 나머지 가족들마저 몰라보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남편과 이혼하고 아이들과도 헤어진 뒤 궁 내에서 오만방자한 언행을 일삼다가 결국 황후군에 의해 거처와 함께 재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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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류 연에게 물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 혹은 그런 질문을 받는데 이골이 났다는 기색이다. 저 큰 불경을 저지르기 전에 황후군에 의해 제때 벌을 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으며 현명하신 아버지가 제때 자신과 동생들을 그 여자로부터 도망칠 수 있도록 노력해주어 다행이지 않느냐고 질문한 사람을 노려보며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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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신홍의 전 남편은 병약하여 서른 다섯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다나. 류신홍은 류 연의 아버지와 재혼하여 그의 어머니가 되었다. 류신홍과 그녀의 전 남편 사이에 자식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류 연과 그의 동생 둘은 류(劉)씨 가문의 일원으로 큰 마찰없이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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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어머니였던 자의 불손한 풍문 때문에 학류관에 들어와서 그녀의 외모로 혈통을 알아보았던 몇몇 스승이 류 연을 미심쩍은 눈으로 보는 경우가 왕왕 있다. 류 연은 그런 시선을 받을 것이라는 짐작하고 있었는지, 혹은 누가 미리 일러준 것인지, 그런 눈빛을 띠는 자가 스승으로 온 것을 눈치채면 더욱 열심히 면학에 힘썼다. 학류관에 들어온 시기는 12살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모든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였다. 몸 쓰는 일을 좋아하지 않지만 작년에는 사슴 사냥에 함께 나갔었다. 재작년 사슴 사냥 때 자신의 아버지가 너무 어리니 가지 않는게 좋겠다고 거듭 만류했던 탓에 참여하지 못했던 한을 풀듯이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비록 그때는 하루 정도 몸살로 앓아누웠지만... 올해는 작년과는 다르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슴 사냥에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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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어머니인 류신홍, 친아버지인 장범영, 남동생과 여동생이 한 명씩 있으나, 피가 이어지지 않은 류신홍을 가장 좋아하는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친하지 않은 사람이 물어보더라도 그리 답해주곤 한다. 정계에 나선다면 류신홍과 같이 보수파에 서게될 확률이 높아보이나 학류관의 스승이나 학생들이 본인에게 보수파와 진보파 중 어느 쪽이 더 옳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으면 대답을 신중하게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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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다른 가족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동생들 이야기를 할 때면 표정을 감추려고 애써왔던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되었다.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생글생글 웃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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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을 확실하게 하는 사람. 즉, 결단력이 좋은 사람을 선호하고 우유부단한 사람을 싫어한다. 우물쭈물하는 사람도 마찬가지. 심사숙고하여 결론이 났으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고 각오를 다져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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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약한 편이라 옷을 평소에 많이 껴입고 다닌다. 평범한 의복에 겉옷을 하나 걸치고, 의복 안에 내의를 잔뜩 껴입는 식. 추위를 많이 느낄수록 말투가 빠르고 조급해진다. 추위나 아픔에 대한 인내심은 보통 사람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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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들의 삶에 대해 무관심하다. 지나가며 그들의 생활을 봤어도 힘들게 산다는 걸 아는 정도. 지난 달에 진보파의 대신이 건의한 평민들의 복지를 위한 안건은 학류관에서 배워 알고 있으나 지난 달에도 몇몇 가구가 황후군에 의해 잿더미가 되었다는 것은 관심 밖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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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신홍에게 활을 쏘는 법을 익혔으나 실력은 보잘 것 없다. 쏜 화살 중 3분의 1이 과녁에 맞는 정도. 무예를 닦는다기보단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취미 삼아 하는 것. 애초에 스승인 신홍 역시 활을 잘 쏘는 편이 아니다.

[서문 령]
학류관에 온지 얼마 안 된 학우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별 생각없이 도와주었더니 어느 날 갑자기 손수 만든 선물(방울이 달린 장신구)을 받았다. 가족말고 다른 사람에게 선물 받은 것이 처음이라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도 못한 채 집에 돌아와서 고민한 결과 답례로 령이가 맘에 드는 걸 줄 자신은 없고, 그냥 좀 더 서글서글하게 대해줘야겠다는 결론이 났다.
[백 리강]
리강이 진보파 스승의 수업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본 연이 리강에게 '평민들에게 우리의 도움이 필요합니까?'라는 질문을 한 것을 계기로 종종 토론을 하게 되었다. 연은 주로 보수파, 리강은 진보파라는 가정하에 토론하였으나 반대의 경우로도 토론해보았다. 리강이 토론을 잘 이끌어 주었고, 연의 모나고 부족한 의견도 유하게 들어준 덕분에 말싸움이 된 적은 없었다.
[진매양]
매양의 활솜씨가 뛰어나다는 얘길 듣고 연이 먼저 가서 활을 잘 쏘는 방법을 물어본 적이 있다. 애초에 연에게 활을 잘 쏘고 싶다는 욕심이 희박했던 탓에 매양의 조언을 듣고도 실력은 나아지지 않았으나 활을 잘 쏘는 사람에게 말을 붙인 것으로 연은 만족하고 있다. 매양 본인에게 말한 적은 없으나 '활을 잘 쏘신다니 부럽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가끔 매양을 무표정으로 말없이 보는 까닭도 부러워서다.
[주예련]
예련이 처음 자신을 챙겨주려고 했을 때 연은 예련이 자신에게 뭔가 원하는게 있는 것일까 생각했다. 장자였던 연은 예련이 자신을 동생 챙기듯 대한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예련의 호의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점차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의 연은 예련이가 주는 것이라면 단 주전부리도 쓴 충고도 감사의 말과 함께 받을 수 있다.
[자명]
자명을 과거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으며 그때의 연의 기억 속에 남은 자명의 인상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그 후로 자명을 만난 적이 없으며 현재는 자명의 얼굴을 보아도 무척 낯익다는 생각이 들 뿐 아직 그때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 상태이다.
[벽려 위]
자신의 친어머니에 대한 불경한 소문을 면전에서 언급한 벽려 위는 연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학우가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할 줄이야. 하지만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불경한 소문을 가진 어미의 피를 이었다는 소문에 거짓은 없었다. 그렇다면 소문을 지워낼 정도로 훌륭한 사람이 되어 벽려 가문의 위 앞에 서서 인정을 받으면 되는 일이 아닌가. 자신에게만 알싸한 향을 풍기는 꽃과 같은 위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들으려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연은 언제나처럼 면학에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