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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키에 어울리는 긴 장도를 사용한다. 날과 손잡이는 흑색에 금색의 장식, 보통보다 배는 긴 손잡이에 그 자체의 길이도 보통은 말을 탈 때나 쓸 수 있으려나 싶을 만치 길었으며 끝에는 제 머리를 닮은 붉은빛의 술이 달려있다. 품고 다니는 비수들 역시 붉은 매듭술이 달린 것을 보아선 제 물건을 표시하는 취향의 방식인 듯하다. 황실의 갑옷을 두르지 않았을 때엔 적색과 흑백의 대비가 선명한 비단옷에 검은 가죽과 흑철로 된 무구를 걸치고 다닌다. 무구에만 금빛의 장식이 과하지 않게 상감되어있어 오히려 더 화려한 느낌을 준다.

 지난날 야욕과 빛으로 가득 찼던 사내의 눈동자는 속내를 알 수 없이 차게 가라앉아 있었고, 하나로 땋아 내렸던 붉은 머리는 길게 풀어 정갈하게 반을 묶어 내렸다. 허나, 바람에 굽이치는 그 붉은빛의 머리 외에 그의 모습 어디서 예전의 불길을 찾아볼 수 있으랴.

 이제는 숨기지 않고 드러낸 오른쪽 손바닥엔 길게 찢겨나간 흉터가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상처와 세월의 흔적들이 여전히 그의 손에 남아있었으나 더 이상은 추위에 찢겨나가지도 바람에 트지도 않은 채였다.

 언제 생긴 것인지 왼쪽 눈 옆으로 칼날로 스친 흉터가 남아있다. 시력을 잃을 만큼은 아니었으나 세월에도 지워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깊었다. 그의 맨몸에도 힘든 세월을 보냈음을 알려주는 것처럼 크고 작은 수많은 흉터가 남아있다.

​사마 후

司馬詡

29|남성|191cm / 평균이상|대신(무관)

속을 알 수 없는 느긋함|망설이지 않는 단호함, 그리고 잔혹함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

# 속을 알 수 없는 느긋함

 "푸후, 내 이제 어린아이도 아니고."

예전과 다른 나긋한 웃음도, 예의 바르고 다정한 태도 역시 마치 누군가에게 배워 완벽하게 자로 재어 만들어진 듯하다. 그에게 이런 식으로 속내를 숨기는 것은 누가 가르쳤던가? 속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방의 속을 억지로 파려 하지도 않는 태도를 보인다. 그렇지만 그것이 진정 무관심일까?

 

# 망설이지 않는 단호함, 그리고 잔혹함

 "그래야 하는 일이네. 그래서 행할 뿐이지."

 대부분의 것들을 느긋하게 처리했지만 어떤 일들의 경우는 매서우리만치 단호하게 대했다. 그런 일들은 마치 한치의 의심도 할 가치가 없다는 듯한 태도로 처리했는데 대부분 제 승진이나 성공과 관련된 일들이었고, 그 방식은 때로는 너무도 잔혹하여 사람들의 불안을 사기도 하였다. 

 

#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

 "뭐, 더 말해보시게. 바뀌는 것은 없겠지만."

 저를 향한 타인의 비난도 예전과 달리 유하게 넘기곤 했다. 글쎄, 단순히 느긋해진 그의 성정 때문일까, 아니면 그런 비난 정도로는 흔들리지 않는 제 안의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까.

# 총사의 犬?

 근본을 알 수 없는 평민 출신으로 어느 날 갑자기 낮은 관직에 나타나 젊은 나이에 비정상적인 속도로 승진을 한다. 벽려가를 뒷배로 두었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확실히 드러나지는 않았으며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제3총사가 재미로 주워온 개라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 쪽의 이야기든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그의 앞에서 직접 이야기할 만큼 간이 큰 이는 거의 없다.

 

# 내금부, 황제의 직속 호위대장

 총사의 즉위와 동시에 황제 직속 호위대의 대장을 맡는다. 이로써 공공연하게 알려져왔던 그가 황제의 수족이란 사실이 온 세상에 밝혀지게 된다.

 

# 무관답지 않은 학문과 예법

 그를 처음 본 이는 그의 지위나 출신답지 않은 학문과 예법에 종종 놀라곤 한다. 관직에 들기 2년 전부터 후는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 무예와 학문을 닦고, 그리고 궁에서 쓰이는 예법까지 익혔다. 글은 또래의 문관만큼의 수준은 아니나 보통의 무관보다는 확실히 높은 정도.

 

# 뛰어난 무예

 본래 타고난 체격이 좋은 데다 반군의 수장에게 배워온 기본 틀도 있었을터다. 거기에 제대로 된 스승을 달고 목숨을 건 사람처럼 전념하니 그 성장 속도가 가히 눈이 부셨다. 스물아홉의 지금은 누구든 그의 무예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제국력 268년, 그가 도적이었다는 소문이 퍼지다.

 제국력 261년 도적 토벌에 나섰던 한 관원이 그의 손바닥의 흉터와 녹색 눈을 보고 과거 도적단의 무리에 있었다 도망쳐 수배 중인 '곡(曲)'이라는 청년과 동일인이라는 의혹을 제기하였는데 얼마 되지 않아 그가 급병으로 사망하며 더 이상 그 일을 논하는 이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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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문

 저를 요구하는 자에겐 쉬이 제 몸을 내주는 편이다. 조건은 두 가지, 제 집에 올 것, 그 외엔 어느 것도 요구하지 말 것. 누구를 집에 들이든 함께 잠드는 일이 없으며, 관계가 끝나면 곧바로 자리에서 뜬다. 관계 중에도 가까운 곳에 무기를 둔다. 과거 유곽의 여인을 환속시켜줄 정도로 사랑했지만 그녀가 후를 배신하고 도망친 뒤로 그리되었다는 소문이 있으나 이 역시 제 입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제 누이와 관계를 했단 이유로 칼을 들었던 귀족 자제도 있었으나 후에게 패한 후 두문불출하더니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 온전하게 황실파인 그를 얻으려 몇몇 귀족 가문에서 혼담을 넣은 적이 있다.

혼인 시기를 한참 놓친 데다가 귀족 가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임에도 본인은 그 어떤 혼담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 술을 멀리하고 입에 대지 않는다. 

아마 총사가 내리는 술이 아닌 이상 그는 절대 마시지 않을 것이다. 다만, 술을 마시지 않는 대신 좋은 차와 악곡을 함께 즐기는 시간을 종종 가지는 편.

 

# 오래전부터 심한 불면증을 앓고 있다. 

 기억하는가? 사내는 본디 도적질할 때부터 항시 쫓기던 처지라 아직은 소년일 적에도 깊게 잠들지도, 밤에 잠들지도 않았을 터였다. 그 버릇은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이어져 깊게 잠을 이루지도, 누군가와 함께 잠들지도 못한다. 술을 마시지 않다 보니 잠에 드는 약에 의존하는 편. 최근엔 무명의 덕으로 많이 좋아진 편이다.

 

#장도(長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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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리강] "그 많은 일에도 네가 있구나."

 등관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아 쉬이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렇게 헤어지고 연락도 끊긴 채 생사를 알리지 않은지 2년이었던가. 아마 많이 놀랐겠지만, 후는 그에게 아무것도 답해주지 않는다. 그저 이전보다 조금 더 차분해지고 나긋해진 모습으로 그와 친구 놀음을 하고 있을 뿐. 제 소문을 알고도 함께하고 있으니, 아직은 그 어두운 면을 충분히 보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벽려 위] "그래, 내 벽려 위께 배운 것이 많지요."

 벽려의 세 아래에서 저를 갈고닦던 동안 무예 스승을 구해주고, 학문과 예법은 그녀에게 직접 배웠으니 제 속내를 가리는 웃음부터 나긋한 태도까지, 어느 하나 위에게서 나오지 않은 것이 없었다. 비록 총사의 명에 따라 저를 보살펴주던 것임을 알고 있으나 제 손이 닿는 범위 내에선 벽려가의 편의를 공공연히 봐주고 있다. 은혜는 아니나 제가 진 빚은 청산하기 위함이니, 그녀의 지위와 신분에 공손한 예를 다하고 있다. 실상 그는 벽려 위를 싫어하면서도 그 겉을 닮아 가는 자신을 멈출 수는 없었다.

 

[엽유] "제 군주, 제 가치의 주인이시여. 나는 당신에게 가치 있는 패가 되었습니까?"

 자신이 가졌던 단 한 가지를 뺏어간 그를 원망하고 또 원망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가 주는 것이 제 모든 것이 되었기에 그는 엽유를 따르고 또 온전히 그에게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그의 흥미가 아직 제게 남아있을 때, 후는 그의 관심과 세 아래에서 제 힘을 길러나갔다. 그에게, 정확히는 '힘'을 가진 이에게 가치 있는 패가 되고 싶다,라 말했던 제게 남은 한 가지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제 안의 분노도, 미움도 부정하고 숨긴 채 제 모든 것을 온전히 엽유에게 바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제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니, 인생이란 참으로 우습지 않은가?

 

[나비] "....이젠 자네가 무섭지 않다네."

 예전 제 좁은 세상에선 나비가 아는 한가지 사실이 제 목을 쥐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일방적으로 그를 미워하고 경계하고 또 의심했었으나, 이미 제 목은 제 것이 아니었기에 그는 더 이상 나비가 두렵지도, 밉지도 않았다. 차분한 낯으로 그에게 인사를 건넸으나 그의 표정에 서린 것은 어쩐지 반가움만은 아닌 것 같구나. 너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가면을 쓰고 있고, 나도 너를 닮아 이제 가면을 썼으니 이 가면의 두께만큼은 절대 가까워지지 못하리라. 그래, 문득 그런 느낌이 들었다.

 

[자명] "...그래, 자명. 그런 놈이 있었지. 다시 만나고 싶지는 않구나."

 잊고 살던 네놈을 다시 만난 것이 5년 전이던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깊은 산속이었을 터다. 아는 얼굴을 만나는 것도, 그것이 저와 한솥밥을 먹던 자였다는 것도 적잖이 당황스러웠으나 그와 주먹다짐을 하던 날이 하루 이틀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저 철없던 시절 맨손에서 그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날붙이로 바뀌었다는 것 외엔 달라진 것이 없었다. 분명히 제 손이 그의 얼굴에 깊게 들어가는 것을 느꼈었는데, 정신없이 합을 주고받는 중 어느새 자명의 검에 눈 옆을 베이고 흐르는 피에 시야가 가린 순간 그를 놓치고 말았다. '그때 손이 아니라 검을 써야 했던 것을.' 저도 모르게 마음을 풀었던 것일까. 허나, 다음에는 놓치지도, 마음을 풀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다시 만나고 싶지는 않구나.

 

[엽 반하] "내기는 끝났습니까?"

 제 성공의 꿈을 걸고 그녀와 약조를 했지만 그녀와는 이미 함께 한 자리에조차 앉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후가 지방의 도적을 소탕하러 나섰을 때 그곳을 지나던 반하는 너무도 과하고 잔혹한 처형에 그를 말렸지만, 후는 "공께서 그리 말씀하시면 그리하겠습니다." 라 하고는 반하가 한걸음 물러서자마자 남은 도적들 모두를 베어버렸다. 가뜩이나 자존심도 꿈도 버리고 권력에 기생하던 후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던 반하는 그 사건 뒤로 후에게 강한 경멸을 보내고 있으며 이후 둘의 사이는 그들이 처음 약조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을 맞고 있다.

 

[주 창] "그 속에 있는 것을 파내면 내 속도 편해질까."

 딸을 팔아 출세하려 한다는 좋지 못한 첫인상과 그런 그가 자신과 무엇이 다르지 싶은 자조 사이에 처음엔 그에 대한 호불호의 감정이 없었으나 그의 말은 자꾸 오랜 세월 잔잔하게 가라앉혔던 제 속을 흔들어 놓는다. 10년 전 깊은 눈 속에 묻어버린 감정을 파내려 하는 그를 불쾌하게 여기고 경계를 하나, 아직 그 속에 오기가 남아있음인지 그를 기피하기보다는 저 역시 그를 떠보기 위해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서문 령] "꿈에서 깨서 다행입니다, '아가씨'."

 령이 황실군으로 들어오고 얼마 안 되어 우연히 후와 만났는데, 처음엔 너무 달라진 모습에 알아보지 못하다가 이후 그가 령이라는 것과 그의 본모습을 알고도 장난치듯 입에 밴 '아가씨'라는 호칭을 그만두지 않고 있다. 제법 아련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어서 인지 아니면 령이 그 자체로 제게 특별하기에 그런 것인지 그의 앞에선 제법 예전의 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한다. 령이 대서에 돌아올 때마다 잊지 않고 만나는 가까운 이 중 하나.

 

[무명] "믿는 것과 배반하지 않을 것을 아는 것은 다르지. 나는 네가 배반하지 않을 것은 알고 있다."

 본래 후는 내의원의 한 의원에게 돈을 주고 쉬이 잠에 들 수 있는 약을 받아왔었는데,(항시 독검사를 하고 먹고 있었다.) 무명의 입궁 후 그를 통해 약을 받게 되었다. 후를 걱정한 무명은 한동안 직접 후가 잠드는 것을 확인하고자 하였는데, 그의 덕으로 잠드는 나날이 길어져 어느새 무명이 없이는 잠들기 힘들게 되었다.

 이후 후는 무명을 제 사택으로 불러다 놓고 함께 지내게 되었으며 현재는 수면은 온전히 그에게 의지하고 있다. 제 집, 제 방안에서는 제 뜻대로 할 수 있는 "자신의 것" 이라 생각하는 듯 하나 밖에서의 무명의 행보는 신경 쓰지 않는다. 개중에는 몸을 섞은 날도 있는 모양이나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류 연] "그 날, 목숨을 바치려던 그대의 결의는 그대로입니까?"

 그는 예전 날 총사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던 연의 모습을 기억한다. 몇 번이고 제게 찾아와 총사를 향한 충심을 확인하려 드는 연에게 적당한 대답을 던져주었는데, 그중 한 번이 연의 마음에 꼭 들었나 보다. 지금은 궁 안팎의 정세를 곧잘 후에게 알려주는 인연이 되어 종종 함께 자리를 하곤 한다.

 

[흑수각라 기린] "이것이 당신이 말하던 불멸不滅입니까?"    

 기린이 가주가 되고, 궁에서 후를 만났을 땐 이미 후는 제 능력으로 승승장구하여 올라가는 중이었다. 신분은 높았으나 지위는 정반대인 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린을 보며 후는 지나가는 어조로 그의 열등감을 몇 차례 건드렸으나 생은 언제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법. 이제 기린은 후궁으로 내정이 되어 새 황제의 즉위와 함께 후궁의 자리에 들어갈 것이다. 그저 10년 동안 그가 살아온 것처럼 기린의 패악질도 묵묵히 견뎌내는 수밖에.

 

[파한 백서]  "절벽에서 미시려거든 신중히 생각하십시오. 그대의 목은 이미 저와 묶여있으니까요."

 파한 백서. 그가 아직 파한가의 양아들인 시절, 후는 그에게 아편을 배달했었다. 당시엔 그저 그가 즐기기 위함으로 생각했으나, 총사의 아래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배달하던 것은 끝내야죠?" 라는 백서의 말에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곧 그것이 백서의 양어머니를 죽이기위한 아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백서 역시 어차피 총사의 사람, 본디 온갖 더러운 일을 해오던 후이기에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는 백서의 뜻에 따라 그의 양어머니, 그리고 양아버지까지 암살하고 만다. 그 이후에도 여러 번 백서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더러운 일을 맡아오지만, 백서는 모른다. 그 모든 것들을 후가 기록하고 있음을. 제게 사주를 하던 시일, 그날의 백서의 복장, 장신구, 만난 곳까지 상세하게 적힌 것을 제 목숨줄로 쥐고 있으며 자신이 백서의 변덕으로 가라앉게 되는 날, 백서 역시 저와 함께 저 물밑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고도(휘호 탄)] "....잃어버린 것은 잊거라. 그게 널 위함이다."

 그럼에도 저는 온전히 잊지 못할 제 동생. 황제의 즉위식 1년 전, 궁에서 고도를 처음 봤을 땐 정말 너무도 놀라 순간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바뀐 이름, 너무도 달라진 모습, 그럼에도 그는 고도를 알아보았다. 그것은 아마 고도도 같았을 것이다. 허나 둘은 서로 모르는 척 고개를 돌리는 것을 택했고, 제3 총사의 즉위식 6개월쯤 전, 국경에서 일어난 '작은' 소란을 토벌하기 위해 급하게 편성된 부대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가끔 짧은 대화를 나누는 것 외엔 둘 사이엔 접점이 없었을 터였다. 헌데, 전장에서 큰 부상의 위험에 처한 후를 고도가 제 몸을 던져 구해주고 그 과정에서 고도는 부상을 입게 된다. 후는 밤에 찾아가 고통에 지쳐 잠든 옛 동생을 쓰다듬어 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제가 아끼던 단도를 고도의 베갯머리에 놓고 자리를 떴을 뿐.

 

[자 호렵(낙랑)] "이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격하는 것은 참아주게. 나도 조절할 자신이 없으니."

 어느 날은 몽둥이를 들고, 어느 날은 또 맨몸으로 제게 끊임없이 덤비던 낙랑을 기억한다. 궁에서의 만남은 조금 놀라웠지만 이제는 제법 여유가 는 그였기에 크게 반응하지는 않는다. 흔쾌히 호렵의 대련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예전과 달리 장난처럼 놓아줄 생각은 없었기에 그는 진검을 뽑았고, 호렵의 배에 상처를 남긴다. 언제든 다시 덤비는 것은 상관없으나 다음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도전하라는 말을 남겼지만, 글쎄. 네 눈을 보면 쉬이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구나.

 

[소섭 위비(부유)] "그대의 노래는 제법 좋아합니다." 

 따로 면식을 가진 것은 아니었으나 그는 소섭 위비의 노래를 좋아했다. 제 처지에 불러다 놓고 노래를 부르라 마라 할 형편은 아니었어도 제 삶에서 이미 놓고 살던 악곡을 느끼게 해주는 위비의 노래와 연주를 궁내에서 오며 가며 들으면 한 번쯤은 귀가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망설임을 잃었던 발걸음을 몇 번이나 멈췄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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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 Of No Return - (End Roll Version) - Red Cliff Soundt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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