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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영

淡榮

28|남성|172cm / 보통 | 궁인

다정한 |온화한|사소한 욕심

현세주의|즉흥적인|행동력 있는

계산적이지 못한 |세상 물정을 조금 아는

다정한, 온화한, 사소한 욕심

 타고난 색감은 썩 따스하지 않았으나 눈을 한 번이라도 마주해본 이들은 입 모아 말한다. 천성이 다정한이라고. 그렇지 않다면 그런 눈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그 깊이감이나 담담함은 여전했으나 시간이 흐르며 거기에 온기가 더해져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히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여전히 욕심이 많지는 않다. 바라는 것은 대체로 아주 소소하나, 이룰 수 없을 것처럼 큰 것들이 종종 있다. 가볍게 바랄 뿐이나 스스로는 그게 엄청난 포부라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모양. 감정 표현 자체는 여전히 단조롭고 고저가 얕은 편. 그러나 무언가 내려놓은 것 같은 느낌은 많이 사라졌다.

 

현세주의, 즉흥적인, 행동력 있는

 두 번 고민하지도 않고 고개를 끄덕이는 탓에 되려 부탁한 이들이 “정말로?” 하고 묻는 일이 일상다반사다. 그의 기준은 ‘지금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인가?’이며 이 물음에 ‘예.’라고 답할 수 있는 것은 대체적으로 다 들어주는 편이다.

 다만 예전에 비해서는 기준선이 조금 까탈스러워지기는 했다. 옳고 그름과 선과 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윤리관이 어느 정도 잡힌 모양. 예전만큼 무조건적인 동의를 보이진 않는다. 타인에게 해가 되는 일에 대해서는 할 수 없다고 거절하기도 한다.

계산적이지 못한, 세상 물정을 조금 아는

제국의 방방곡곡을 돌아다닌 덕분인지 이전보다 현실감각이 좀 더 생겼다. 특히 금전 감각 쪽에서 놀랄만한 발전을 이뤘다. 이러한 발전은 개인의 성취로 봤을 땐 칭찬할 만 하나 사실 보통 사람만큼의 금전 감각이 생겼다고 보는 게 맞다. 생활에 필요한 감각은 어느 정도 생겼으나 그 눈치는 여전히 썩 좋지 못한 편.

사기를 당해 생활에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히 사람을 설득하고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일에는 서툴다. 협상, 거래, 흥정과 같은 고급 대화 기술들은 여전히 그의 능력 밖이다. 괜찮은 것인가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이제는 아무도 그의 생존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는 게 그나마 긍정적인 발전이다.

: 절름발이. 5살쯤 동네 언덕에서 굴러 떨어져 오른쪽 발목을 크게 다쳤다. 다행히 큰 탈은 없었으나 사고 당시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았기에 그 후유증으로 발목 한쪽이 바깥 쪽으로 45도정도 돌아가 있다. 거동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지만 혼자서 움직일 수는 있는 정도. 대신 남들보다 속도가 훨씬 느리며 지팡이를 이용해야 한다. 오래 걸으면 발목에 무리가 되기에 중간중간 쉬어가야 하며, 궂은 날에는 발목이 욱신거리기도 한다.

 

: 입궁한지 2년차. 황족이 입는 옷에 수를 놓는 일을 한다. 업무 강도가 세 거의 작업실에서 살다시피 한다.

 

: 동네 이름을 말해도 10명 중 10명이 모르는 촌에서 왔다. 지도에도 적혀있지 않아 수도로 올라오는데 제 위치를 가늠하기 어려워 애를 먹었다. 그의 설명으로는 남쪽에 있는 수도보다 따듯한 마을이며 감자가 많이 난다고 한다.

 

: 손재주가 좋아 이것저것 잘 만들고 고친다. 어릴때부터 실내 활동을 주로 하다보니 심심함에 이것저것 배워둔 덕분이다. 취미로는 자수를 놓기도 하지만 남에게 잘 보여주진 않는다. 요리도 그럭저럭 하는 편이지만 먹을만한 끼니를 내놓을 수 있는 정도일뿐 손재주에 비해 그렇게 특출나진 않다.

 

: 여동생이 3명 있다. 담영이 전국 방방곡곡을 도는 동안 첫째 동생과 둘째 동생은 결혼했고, 막내 지호가 16살이 되었다. 감옥에 갇히는 동시에 연락이 끊겼고 입궁과 비슷한 시기로 동생들에게 소식을 다시 전했다. 연락이 끊겼던 오빠의 소식이 다시 닿자 이번에는 죽어도 놓치지 않는다며 첫째와 같이 살던 막내 지호가 담영을 보살피러 대서로 올라왔다. 현 시점에서 2년 전부터 동생 지호와 같이 살고 있다. 같이 산다고 표현은 하나 대서에 마련한 집에 담영이 들어가는 한달에 몇번이 전부다. 작업실 지박령이 되어버렸기 때문.

 

: 입궁 몇달 후 수라간에서 일하던 여인과 눈이 맞아 혼인했다. 그리하여 드디어 별 탈 없이 사는듯 싶더니 아내가 아이를 낳은 후 얼마 안되어 세상을 떠났다. 돌이 지난 딸이 하나 있다. 이름은 화영. 야근이 많은 담영이 키우기 퍽 어려운 상황이라 지호와 고용한 노부인이 돌봐주고 있다.

 

: 아이들을 여전히 좋아한다. 담영이 노비생활을 하며 모았던 목돈과 지금의 보수를 보태 동생 지호에게 작은 식당 하나를 열어주었다. 거기에 굶주린 아이가 오면 대가 없이 밥을 주라는 것이 담영의 조건이었다. 버는 돈의 절반이 넘게 그 식재료값과 지호에게 주는 수고비로 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생각에 변함은 없는 듯 하다.

 

: 좋아하는 것은 고구마 말랭이, 곶감. 가을이면 알게 모르게 살이 조금 올랐다 겨울에 빠진다. 싫어하는 것은 딱히 없으나 신 것은 대체적으로 잘 못먹는 편. 

 

: 노인의 말투는 이제 쓰지 않는다. 과거의 인연을 마주친다면 장난으로 사용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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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화 “가져가지 않으련? 이제 나에게 필요 없는 것이니.”

떠돌던 이들이 우연히 마주쳤다. 안화가 봇짐을 들고 문간을 넘어 들어올 때 기와지붕 아래 앉아 자수를 두던 담영이 일거리를 내팽개치고 달려 나왔다. 다른 표정, 다른 말투를 한 안화가 가만히 있으라는 듯 눈짓을 주었지만 겨우 몸만 가만히 있을 뿐 눈은 말똥말똥했다.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이 자는 안화다.

다시 만났을 때에는 많은 게 달라져 있었더랬다. 안화는 봇짐장수, 담영은 사노비였다. 툭툭 던지는 안화의 까슬한 말에도 담영은 좋다고 웃으며 답했다. 오랜만에 안부를 확인한 것이 마냥 기뻤던 탓이리라. 둘 다 오래 회포를 풀 수 있는 여유가 있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안화가 가버리기 전 담영은 제 방에 들려 몇 개만을 남기고 취미로 완성한 나머지 자수들을 다 안화에게 줘버렸다. 자수를 직업으로 놓는 이가 만든 취미작들이니 장터에 내놓아도 꽤 좋은 값을 받고 팔 수 있는 것들이었다. 담영이 말갛게 대꾸했다. 완성한 것들이니 나에겐 이제 필요가 없어.

아쉽게도 다음은 없었다. 이듬해 봄이 올 즘 담영이 다른 귀족 집으로 옮겨가버렸으니 안화가 다시 들리러 오더라도 만날 수는 없었다. 그저 서로 무사했다는 잠깐의 안도가 되었을 뿐이다.

 

낙랑 “이 지팡이는 내 다리나 다름없으니 이걸로 치면 내가 발로 찬 것과 같지, 그렇지 않누?”

1년 전 언젠가, 동생의 가게에 들렀을 때였다. 제 얼굴을 보고 표정이 밝아진 동생 지호가 제 소맷단을 잡아끌으며 속삭였다. 오빠, 나 좋아하는 사람 생겼다. 담영은 잠시 생각이 멈췄다. 잠시간의 침묵 후 겨우 평온하게 물었다. 어떤 사람인고? 동생이 가게 한구석을 힐끔거리며 답한다. 단골손님이고, 25살이고……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담영이 인자한 얼굴로 걸음을 옮겼다. 지팡이를 평소보다 높게 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내리쳤다.

찡그린 낙랑의 표정과 마주한 것은 그다음이었다. 둘 다 살의 등등한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서로가 서로인 것을 알아보고는 눈만 깜빡였다. 이전보다 키가 크고 머리카락이 더 길어졌지만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뜬금없는 만남이었다. 아가가 왜 여기서 나오는고? 담영이 얼빠진 목소리로 묻는다. 왜 갑자기 때리고 그래? 낙랑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 뒤로는 종종 궁내에서 마주치거나 지호의 가게에서 만나거나 한다. 궁에서 만나는 목적은 일정 조율이요, 가게에서 만나는 목적은 감시다. 지호는 퍽 못마땅한 기색이지만 담영은 태연하게 웃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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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 Of No Return - (End Roll Version) - Red Cliff Soundt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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