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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치듯 부드럽게 뻗쳐 나간 아이의 은색 머리카락은 유독 모친의 그것을 닮아 있다. 그의 조부나 부친을 닮은, 가주의 상징과 다름 없는 흑색 머리카락이 아님을 아쉬워 하는 기색은 전혀 없다. 굽이치듯 흐트러진 머리카락 아래 아이치곤 제법 선이 또렷한 눈매의 붉은 눈동자가 유독 선명할 뿐이다.

지금은 찾는이의 발걸음 조차 뜸해진 가문이라곤 하나 한 때 이름을 떨치던 세도가문 이화(隶華)가의 자손이라. 가세가 많이 기울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년의 몸에 배인 기품과 절도는 수준 높은 교육 아래 행해진 엄격한 결과물이다. 아직 앳된 얼굴 위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호한 웃음을, 마치 습관처럼 걸고 있는 그에게서 유독 기척이 느껴지지 않음도, 역시 오랜기간 황실의 그림자 무사를 배출해 낸 가문의 훈련이 빚어낸 성과가 아닐지. 

이화 서원

隶華誓援

13|남성|145cm / 38kg | 학류관

온화한 | 모호한 | 헌신적 | 뒤틀린 | 공격성 | 맹목적

[1] 온화한

소년의 첫인상이다. 특히나 입을 열면 반 박자 정도 천천히 흘러나오는 고요한 목소리는 감정에 따른 높낮이가 좀체로 느껴지지 않는 탓에 얼핏 정적(靜寂)인 그의 분위기를 아예 인상으로 굳히는데 한 몫 거든다. 누군가가 그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거나 시비가 붙는 상황에서도 표정이나 목소리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음은 가문에서 행해진 교육과 훈련의 결과. 다분히 감정적이고 걸러지지 않은 원색적인 단어를 사용할 때 조차 표정과 목소리에 변화가 없어, 그것이 때론 이질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2] 모호한

때문일까. 온화해 보이는 첫 인상과는 달리 소년의 성정을 딱 그것으로 정의 내리기는 모호하다. 온화한것은 어디까지나 태도 일 뿐, 그것이 그의 성격은 아님을 그와 시간을 두고 알아간 이라면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다. 나직한 목소리 아래, 부드러운 표정과 다정한 어조 아래 소년이 감추고자 하는 것. 정작 그것이 무엇인지 좀체로 손에 잡히질 않으니 이렇다고 정의하기엔 애매한 껄끄러움이 남는다. 눈에 보이는것이 전부가 아닌, 그러나 본질을 좀체로 드러내지도 않는.

 

[3] 헌신적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우니 못 믿을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리기엔 아이는 헌신적이다. 가문에, 국가에, 소속된 집단의 이익에서 벗어나거나 해가 되는 일은 일절 손 대지 않으며 필요하다면 위험이나 손해를 감내하고서라도 기꺼이 위협을 방어한다. 울타리 안의 대부분의 것들에게 과보호가 아닌가 싶을 정도의 관심과 온정을 쏟아내기에 가문에서 일하는 사용인들 마저 소년에게는 깊은 신뢰와 믿음을 보인다. 위로 손 윗 형제가 있으나 가문 내의 자잘한 문제나 사건이 생기면 아이의 귀에 먼저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것도 이 때문.

 

[4] 뒤틀린

그러나 그의 헌신이 온전히 제 영역과 자신의 소속 집단을 위하고 염려하는 마음에서 우러난다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애정과 온기, 어떠한 이타심이나 연민에 의한 행동과 실행이라기 보다는 치밀하게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 하도록 훈련된 결과물을 보이는듯한 느낌이 그렇다. 부자연스러운 완벽. 그 자리가 맞지 않는 퍼즐 조각을 전체 그림의 완성을 위해 억지로 그 자리에 우기듯 끼워 넣은것 같은 불안정함.

 

[5] 공격성

어쩌면 그것은 아이가 가끔 드러내는 무심한 공격성에서 기인하는 균열일지도 모른다. 시종일관 잔잔한 수면위에 갑작스런 파문이 일듯 드러내는 무자비한 공격성은 그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상황이면 주변의 시선조차 의식하지 않고 행해진다. 오랜기간 그림자 무사로 존재해온 가문의 일원이니 만큼 어찌보면 이런 성향 역시 소년에게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키워진것에 가까울수도 있다.

 

[6] 맹목적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서. 그 모든 행동의 원인이 되는 근본. 가장 우선시하는 가치는 가문과 이화가의 가주이자 그의 모친인 미령. 단지 부모를 향한 아이의 애정과 존경이라기엔 어딘지 과하게 느껴질 정도의 맹목이 존재한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제 자식이라 하여 품에 안아 살갑게 구는 사람은 아니라 알려져 있고 실제로도 그러하기에 다른 형제들은 가주를 다소 두려워 하는 반면 서원이 보이는 그녀의 대한 맹목은 집착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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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隶華 가문]

이화隶華. 빛에 가 닿다는 의미 그대로 가문 대대로 황가의 사람들을 음지에서 비밀리에 호위하는, 소위 그림자 무사를 배출하던 가문이었으나 현 황제 방(房)씨가 무관이던 시절 이화가문의 가주로 있던 이화무평(서원의 조부)과 지향하는 정치관이 상이함을 이유로 몇 차례 설전이 오고가면서 사이가 틀어진것이, 결국 황제 즉위 이래 현 황조에서 이화가문을 멀리하는 계기가 된다. 이후 급속도로 가세가 기움과 동시에 가주로 있던 이화 무평이 타계하고 서원의 모친 미령이 가주 자리에 오르게 되었으나 현재에는 귀족들 사이에서도 암암리에 배척되는 가문으로 존재하고 있다.

 

[가주 이화 미령]

서원의 모친이자 현 이화 가문의 가주이다. 원래라면 가문 직계 장손인 부친이 가문을 이어감이 자연스러운 상황이었으나 가세가 기울기 시작하며 서서히 본분과 책임을 멀리하고 주색에 빠져 헛되이 시간을 보내는 모양새에 미령이 직접 종친회를 소집하여 그의 차기 가주로서의 모든 권리를 박탈하고 스스로 가주의 자리에 오른다. 이후 그녀의 남편이 술에 취해 실족사 한 이래에는 홀로 아들 셋을 교육하며 가문을 지킨다. 정작 그녀 본인은 문관 출신으로 손에 칼을 쥐어 본 적이 없으나 병법과 지략에 능하고 대쪽같은 성미를 가져 철의 여인이라는 별칭으로 꿋꿋하게 가문을 지탱해 나가고 있다.

 

[이화의 흑黑색]

가문의 상징은 황실 고유 상징인 금룡의 그림자격인 흑룡.

거기에 더해 대대로 이화 가문의 가주들이 검은 머리색을 지니고 있어 흑색이 가문의 상징과 비슷한 색이 되었으나 현 가주인 미령은 밝은 은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다. 서원의 형제인 장남과 삼남 역시 부친을 닮아 검은 머리이지만 서원은 모친을 닮은 은색 머리카락의 아이라 집안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얼핏 이질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차남 이화 서원]

이화가의 차남. 위로 일곱살 차이의 형이, 아래로 세상 터울의 동생이 있다. 서원이 태어났을 당시에는 이미 현 황제의 즉위 이래 가세가 많이 기운 상황이었고 밖으로 나돈지 오래인 그의 부친은 몇 번 본 기억이 없다. 그의 부친을 많이 닮은 형과는 달리 모친을 닮아 유독 가주인 미령을 존경하고 따르는 모습을 보이며 모친의 영향인지 병법과 지략에 관심을 보여 책을 가까이 하는 편이다.

5세 무렵부터 봉술을 배우기 시작해 10세 무렵 창술을 병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봉을 더 익숙하게 다루고, 날붙이가 있는 무기는 필요 이상 위협적으로 보일것을 염려해 평소에는 기다란 봉을 소지하고 있다.

[벽려 위]
과거 이화가문이 세도권력을 쥐고 있던 시절 두 가문 사이의 오랜 우호가 있었다 하나, 이화의 가세가 기울면서 그간의 교교류가 무색하게도 벽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들었다.
이후 학류관에서 만난 그녀가 지나가듯 부친의 죽음을 언급. 어떤 의문을 품은듯 모호한 발언을 한 이래 드러나지 않게 그녀를 주시하고 있다.

 


[고도]
바로 지난해 겨울. 이화의 가주 미령이 비 공식적으로 행하는 빈민자선구휼때에 한켠에서 소란이 생겼다 하여 걸음한 곳에서 고도를 마주한다.
그가 다른 평민의 주머니를 소매치기 했다는 주장과 본인은 결백하다는 고도의 주장이 엇갈려 다툼이 난 상황. 일단 주변을 진정시키고자 고도를 설득하여 소지품을 내어 보게 하였었고 그가 결백을 증명함과 동시에 자리에서 도망치려던 진범을 잡게된다.
모친이자 가주인 미령이 좋은 뜻에서 매년 행하는 자선이니 만큼 대내외적으로 소란이 일어 좋을것이 없으니 만큼 적당히 주변을 어르고 고도를 달래어 상황을 마무리 하였으나, 감히 이화가의 영역 내에서 부정한 일을 저지른 범인에 대한 서원의 처우는 실로 참혹했다. 가난한 소매치기 하나 정도야 푼돈에 병신이 되어도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그리고 그러한 것이 당연한.

 


[자명]
5년전. 서원의 나이 여덟. 여느때와 같이 자행되던 부친의 폭언과 폭행을 지켜보다가 말 없이 집을 나와 길을 헤매던 중 산길로 들어섰던 모양이다. 인적이 사라지고 짐승길의 흔적만 흐릿하게 남아있던 숲속에서 망연히 앉아있던 차에 지나던 사람을 만나 내려가는 길을 찾긴 했으나 어쩐지 도중에 손을 놓고 사라져버린 상대. 어찌 길을 따라 다시 도성 안으로 들어서긴 했다지만 다시 길을 잃었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싶기도 하다. 다시 만나게 된다면 똑같이 되돌려 줄 수 있기를.


[진매양]
23년전. 당시 이화가의 가주 이화 무평(서원의 조부)의 장남이화 서평(당시 15세)이 사냥대회에 나갔다가 진가의 사람이 실수로 쏜 화살에 사망하는 불운한 사고가 있은 이래, 이화가와 진가는 원수와 다름 없는 사이가 되었다.
서원이 태어나기 한참 전의 일이라 서원 본인이 진가에 개인적 감정을 품고 있지는 않으나 매양이 진가의 사람임을 모르지 않는 이상 가문의 입장이라는 것도 있으니 그를 우호적으로 대하기 어려운것도 사실.

 


[엽 반하]
오랜 과거의 역사를 타고 친교를 이어온 가문인 엽가(葉家)의 장녀. 다만 두 가문의 돈독한 교류와는 별개로 서원은 담배며 주색을 즐기는 그녀를 보는 시선이 좋지만은 않다. 안타까운 사정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 알고 있으나 생의 고난을 주색으로 탕진하며 일그러진 제 부친의 모습을 보아온 탓에 그러한 것을 가까이 하는 사람을 보는 시선이 긍정적이지 못하기 때문. 게다가 늘상 어린애라도 대하듯 자신을 대하는 태도나 종종 속을 긁는 진담인지 농담인지 모를 발언들에 내심 짜증이 나 있는 상태.

 


[주예련]
이름자 정도 알고 있는 서형曙炯가는 이화가문이 세도권세를 누리던 시절에도 이후에도 별다른 왕래가 없는 가문이었으나 현 가주인 미령이 빈민자선을 시작한 이래 서형에서 구휼을 도우면서 연이 닿았다.
공식적인 교류는 아니니 어떤 친분적 연계가 있던것은 아니었지만 학류관에서 마주한 이래 쭉 대련 상대이자 선배로서 무예에 대한 조언을 받고 있다. 이타적이고 대쪽같은 그녀의 성정과는 결이 다른 탓에 서로를 깊게 이해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드물게 서원이 신뢰를 보내는 사람 중 한 명.

 


[백 리강]
모친이 종종 읊던 시조를 기억한다. 학류관에서 같은 시조를 필사하던 리강을 보고 자연스레 말을 걸게 되었다. 문인 가문의 사람이라 그런지 시조와 문예에 조예가 깊은 모친이자 가주인 미령을 쫒고자 리강에게 배움을 청하였으나 시조는 단지 글을 쓰는것과는 달리 영 어렵다. 차라리 논리로 설득을 하는 글을 쓰라 하면 막힘이 없을텐데 감정을 담으라 하니 도통 어찌 해야하는것인지 몰라 막막할때가 많지만 끈기를 가지고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리강은 무척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가 엽유]
학류관에서 만난 한살 터울 연상이지만 어쩐지 그는 어리광이 익숙해 보이기도 하고, 가만 보면 좀 어린애 같은 면모가 있다는 생각에 이래저래 돌보듯 챙겨주고 있다.
어디서인지 맛있는 과자가 끊임없이 나오는 엽유를 조금 신기하게 생각한다. 잘 먹어야 쑥쑥 자라는 법이니 주는 과자는 마다하지 않는다.

 


[서문령]
서원의 조부가 이화가의 가주이던 때에 양가가 가문 아이들의 혼담을 약조하여 이화의 장남과 령의 언니 사이의 혼담 이야기가 오고 갔으나, 이후 이화가의 가세가 기울면서 유명무실한 말로 남았다. 그리고 2년전 혼담의 파기가 공식적으로 이루어 졌지만 예상하였던바, 그와 관련하여 서원 개인이 지닌 감정은 없으며, 양 가의 교류가 있던 시절 안면을 트게 된 령을 학류관에서 다시 조우한 이래 몸이 약한 그녀를 종종 챙기며 적정선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River Of No Return - (End Roll Version) - Red Cliff Soundt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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